응답받지 못한 기도와 믿음 사이에서 흔들린 경험이 있으신가요? 미국 한인 크리스천이라면 누구나 이 질문과 마주하게 됩니다. 켄터키(Kentucky)에서 40년 넘게 목회를 해온 폴 프래더(Paul Prather) 목사는 기적과 비극을 모두 겪으며 살아남은 믿음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아버지의 기적 치유, 믿음의 출발점
1976년, 프래더 목사의 아버지가 4기 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당시에는 사실상 사망 선고나 다름없는 진단이었습니다. 그런데 교회 성도들이 안수 기도를 드린 후, 아버지는 치료 없이 기적적으로 완치되었습니다.
이 기적은 렉싱턴(Lexington) 지역 의사단과 워싱턴 D.C.의 전문가들에 의해 의학적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아버지는 이후 35년을 더 살았고, 82세에 다른 원인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 경험은 방탕한 삶을 살던 청년 프래더에게 신앙의 결정적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그는 이 기적을 계기로 오순절(Pentecostal) 신앙을 받아들였습니다. 이후 몇 년간 그는 매주 하나님의 개입을 목격하며, 신앙이 곧 즉각적인 응답이라고 믿었습니다.
기적이 늘 오지 않을 때
세월이 흐르면서, 기도가 항상 원하는 대로 응답되지 않는다는 것을 서서히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일부 교인들은 병에서 회복되지 못했습니다. 경제적 어려움이 해결되지 않거나,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자녀를 위한 기도도 응답받지 못하는 경우가 생겼습니다.
이른바 ‘믿으면 무조건 축복받는다’는 신학에 큰 구멍이 뚫리기 시작했습니다. 하나님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원하는 때에만 하시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아무리 기도하고 금식해도 결과를 강제할 수 없다는 것을 조금씩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아내와 어머니를 잃으며 겪은 신앙의 시련
2000년, 프래더 목사의 아내가 4기 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교회는 기름을 바르고 철야 기도를 드렸지만, 아내의 몸은 계속 쇠약해졌습니다. 같은 시기에 어머니도 유방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어머니는 “아버지가 기적적으로 나았을 때 내가 그 자리에 있었다. 하나님이 무엇을 하실 수 있는지 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어머니는 두 달 만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2005년에는 5년간의 투병 끝에 아내도 눈을 감았습니다.
두 사람 모두 신실하고 헌신적인 크리스천이었습니다. 프래더 목사는 “기적을 받을 자격이 있다면 그 두 사람이었다”고 고백합니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응답받지 못한 채 고통 속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응답받지 못한 기도와 믿음, 어떻게 공존하는가
프래더 목사는 50년간의 신앙 여정 끝에 이렇게 고백합니다. 기적은 실재하며, 분명히 일어납니다. 하지만 기적은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어떤 패턴도 따르지 않습니다.
그는 성 아우구스티누스(Augustine)의 말을 인용합니다. “만약 당신이 그것을 이해할 수 있다면, 그것은 하나님이 아닙니다.” 신앙에는 신비가 스며 있습니다. 좋든 싫든, 이 신비를 외면할 수는 없습니다.
또한 그는 이렇게 덧붙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보지 못하는 패턴을 보고 계신다고 믿고 싶습니다. 그분의 계획이 결국 우리의 선과 그분의 영광을 위한 것임을 신뢰합니다.”
고통 앞에서 노스캐롤라이나 한인 크리스천에게
노스캐롤라이나 한인 교회 공동체에도 이와 비슷한 경험을 가진 분들이 많습니다. 이민 생활 속에서 열심히 기도했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한 경험,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아픔이 있습니다. 기도의 응답을 기다리다 지쳐버린 마음도 있습니다.
프래더 목사는 고통받는 이들에게 단순한 종교적 위로를 성급하게 건네는 것을 경계합니다. 때로는 “저도 모릅니다. 알았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가장 진실한 크리스천의 대답일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응답받지 못한 기도 앞에서도 믿음을 지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신앙이 반드시 기적 위에만 세워질 필요는 없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삶이 우리의 신학보다 커질 때, 이해를 내려놓고 신비 앞에 고개를 숙이는 법을 배웁니다. 기도가 응답받지 못한 것 같은 시간 속에서도 하나님의 계획을 신뢰하는 것, 그것이 믿음의 또 다른 모습입니다. 신앙적 어려움이나 삶의 위기 속에서 혼자 감당하기 힘드신 분들은 담당 교회 목사님이나 신앙 상담 전문가와 먼저 이야기 나누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