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와 교회 공동체의 관계가 미국 전역에서 새롭게 조명받고 있습니다. 노스캐롤라이나에도 수많은 한인 이민자들이 교회를 중심으로 생활하는 가운데, 한 이민자 출신 목사의 진솔한 호소가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이민은 먼 나라의 정치 이슈가 아니라 지금 우리 교회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신앙의 현실입니다.
침례교 학술대회가 주목한 이민의 현실
2026년 5월, 침례교 역사유산학회와 침례교 종교학 교수 전국협회, 사역 지도 전문가 협회가 공동으로 연례 학술대회를 열었습니다. 대회의 주제는 ‘교회와 세계 이민’이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이민자 출신 목사 파블로 후아레스(Pablo Juarez)가 기조 연설자로 나섰습니다. 그는 텍사스(Texas)주 카우프만(Kaufman)에 위치한 퍼스트 침례교회 스패니시 회중(First Baptist Church en Español) 담임 목사입니다. 그의 메시지는 학자들을 위한 발표가 아니라 미국 전역 이민자 교회에 전하는 직접적인 호소였습니다.
이민자와 교회 공동체 — 후아레스 목사가 걸어온 길
후아레스 목사는 니카라과(Nicaragua) 출신입니다. 어린 시절 극심한 가난 속에서 자랐고, 십대에 산디니스타 혁명에 강제 징집되었으며, 쿠바(Cuba) 유학 후 전쟁을 경험했습니다. 폭력이 다시 가족을 위협하자 아내의 권유로 조국을 떠나는 결단을 내렸습니다.
“고국을 떠나는 것은 우리가 내려야 하는 가장 고통스러운 결정 중 하나입니다.” 그는 부모와 형제자매를 남겨두고 다시는 보지 못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을 안은 채 미국으로 왔습니다. “우리는 재미로 여기 온 것이 아닙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과 자녀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달려온 것입니다.”
미국에 도착한 뒤 그의 가족은 언어 장벽과 불안정한 생활, 낯선 환경 속에서 방황했습니다. 삶의 전환점은 한 교회 공동체에서 왔습니다. “교회가 저를 가치 있는 사람으로, 받아들여진 사람으로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그것이 제 인생을 바꿨습니다.”
새벽에 걸려온 전화, ICE 단속의 두려움
오늘날 후아레스 목사는 교인들이 새로운 공포와 마주하는 현장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어느 날 새벽, 교인 한 명에게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목사님, 와주세요. 남편이 이민세관단속청(ICE)에 연행됐어요.”
그는 이 순간의 무력함을 솔직하게 고백했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의 한계를 압니다. 인간적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슬프게도 우리를 대신해 목소리를 내주는 사람이 없다는 것도 압니다.” 이것이 많은 이민자 교회가 매일 마주하는 현실입니다.
노스캐롤라이나의 한인 교회들도 이 상황과 결코 멀지 않습니다. 이민 단속에 대한 불안감은 한인 커뮤니티 전반에 걸쳐 실질적인 두려움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위기가 빚어낸 연대, 더 강해진 교회
그러나 후아레스 목사는 이 압박이 오히려 교회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고 말합니다. “교회가 서로 더 가까워졌고, 교제와 연민이 깊어졌습니다. 그 연대와 사랑과 서로를 향한 긍휼함, 그것이 우리 교회 안에서 일어난 각성이었습니다.”
한편 교회의 응답은 기도에만 그치지 않았습니다. “우리 교회는 어려움을 당한 가정과 하나가 되었습니다. 기도뿐 아니라 재정적으로도 함께했습니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사랑을 보여준 것입니다.
노스캐롤라이나 한인 교회가 기억해야 할 것
후아레스 목사의 메시지는 단순하지만 강력합니다. “우리는 사람들을 한 종교에서 다른 종교로 개종시키려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사랑이 어떤 모습인지를 보여주는 사명 위에 있습니다.”
이민자와 교회 공동체의 이야기는 노스캐롤라이나 한인 교회에도 직접적인 울림을 줍니다. 우리 중 많은 이가 이민자이거나 이민자 부모의 자녀입니다. 낯선 땅에서 교회 공동체가 어떤 의미였는지, 우리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 주변에 도움이 필요한 이민자 가정이 있다면, 기도와 함께 실질적인 연대로 다가가는 것이 가장 의미 있는 응답일 것입니다. 이민 관련 법적 사항에 대한 구체적인 도움이 필요하다면 이민 전문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