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신 준비 중 마리화나 섭취, 정말 괜찮을까요?
최근 발표된 과학 연구에서 마리화나의 주성분 THC가 여성의 난자에 손상을 줄 수 있다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습니다. 단순한 기분 전환이나 통증 완화를 위해 마리화나를 사용하는 경우라도, 생식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이번 연구는 과학 저널 Nature Communications에 9월 9일(화) 발표되었으며, 마리화나 성분인 THC(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 농도가 높을수록 난자의 성숙 과정에 변화가 생기고, 염색체 이상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보고했습니다.
오리건 보건과학대학교(Portland, Oregon)의 산부인과 전문의 제이미 로(Jamie Lo) 교수는 “임신을 계획 중이라면 마리화나 사용에 신중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하는 매우 중요한 연구 결과”라고 평가했습니다.
마리화나, 난자의 염색체 형성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번 연구는 여성의 생식기관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난자의 염색체 분리 과정에 주목했습니다. 난자는 수정 준비를 위해 염색체를 정확히 나누는 과정을 거치는데, 이 과정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비정상적인 염색체 수를 가진 난자가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난임 치료를 받는 여성 1,000여 명의 난소 체액 샘플을 분석했으며, 그중 THC 양성 반응을 보인 여성의 난자는 대조군에 비해 염색체 정렬 오류가 더 많이 나타났습니다. 이는 건강한 수정과 정상적인 임신을 어렵게 만들 수 있는 원인이 됩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결과가 인간 생식에서 마리화나의 영향이 남성의 정자에만 국한되지 않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THC 농도가 높을수록 난자 성숙 이상 가능성도 커집니다
연구 결과 중 특히 눈여겨볼 부분은 THC에 노출된 난자들이 일반적인 난자보다 빠르게 성숙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입니다. 얼핏 보면 좋은 현상처럼 보일 수 있지만, 연구 책임자인 신시아 듀발 박사는 이에 대해 주의를 당부합니다.
난자가 너무 빨리 성숙하면 염색체가 제대로 정렬될 시간이 부족해지고, 이로 인해 정상적인 수정이 어렵거나 유산 또는 유전적 이상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이는 마치 반죽이 충분히 발효되지 않은 상태에서 빵을 구우면 겉은 익은 것처럼 보여도 속은 덜 익은 것과 같다고 비유할 수 있습니다. 난자의 성숙은 단순한 속도보다는 정확한 생물학적 과정이 핵심입니다.
시험관 연구에서도 이상 구조가 확인되었습니다
보다 정밀한 실험을 위해, 연구팀은 시험관에서 THC에 24시간 노출된 미성숙 난자를 분석했습니다. 이 난자들은 의료적으로 사용되지 않는 것을 활용해 실험한 것이며, THC 농도에 따라 난자 구조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살펴보았습니다.
그 결과, THC에 노출된 난자에서는 염색체 분리를 돕는 방추체의 형태와 배열이 비정상적으로 변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방추체는 염색체가 정확히 분리되도록 돕는 구조인데, 이 구조가 손상되면 수정이 되어도 건강한 배아로 발달하지 못하거나 착상 자체가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이러한 실험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마리화나의 생식세포에 대한 영향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임신 중 마리화나 사용, 미국 내에서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의 자료에 따르면, 임신 중 마리화나 사용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습니다. 2020년 기준으로, 미국 내 임산부의 약 7퍼센트가 최근 한 달 안에 마리화나를 사용한 것으로 보고됐습니다.
입덧이나 불면증, 스트레스 해소 등을 이유로 마리화나를 찾는 경우가 많은데, 이로 인해 태아 발달 지연, 조산, 저체중 출산, 자폐 스펙트럼 장애 발생 가능성 등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단순한 불편 해소를 위해 사용한 마리화나가 태아의 건강에 장기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판단이 필요합니다.
THC 농도는 계속 높아지고 있습니다
현재 유통 중인 마리화나 제품은 과거보다 훨씬 더 높은 농도의 THC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미국 국립약물남용연구소에 따르면, 1995년과 비교해 2022년에는 THC 농도가 약 4배 가까이 높아졌습니다.
특히 농축된 추출물 제품은 THC 농도가 40퍼센트를 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처럼 고농도 제품은 일반 소비자들이 섭취량을 정확히 조절하기 어려운 데다, 불법 제품은 성분이 제대로 표기되지 않아 의도치 않게 더 많은 양을 섭취할 위험이 큽니다.
또한 제품 라벨이 정확하게 표시돼 있더라도, 개인의 흡입량이나 방식에 따라 체내에 흡수되는 THC 양은 달라질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합니다.
정리하며
이번 연구는 마리화나가 단순한 기분 전환 이상의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가임기 여성과 임신을 준비 중인 사람들에게는 난자의 성숙 과정과 염색체 안정성이라는 생식 건강의 핵심 요소에 THC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새로운 경고로 다가옵니다.
물론 연구진도 이 결과가 절대적인 인과관계를 입증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으며, 향후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다뤄졌던 여성 생식 건강과 마리화나의 관련성을 조명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는 충분한 의미가 있습니다.
특히 마리화나를 약용이나 생활 습관으로 사용하는 경우라도, 그 사용 목적과 필요성을 의료진과 상담하고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생식 건강은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가정과 자녀의 건강한 미래를 위한 중요한 결정이기 때문입니다.
가임기 여성이나 예비 부모라면, 자신과 아이의 미래를 위해 마리화나 사용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더 안전한 방향을 모색해보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