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세대는 왜 교회를 떠날까? 그들이 머무는 교회의 비밀

3040세대를 위한 교회, 미국 한인교회가 나아갈 방향

최근 ‘세상의빛교회’ 이종필 목사님의 강연을 듣고 큰 울림을 받았습니다. 이 목사님은 서울 서초동에서 20대 청년들과 함께 교회를 개척한 후, 지금까지 19년간 ‘신앙과 삶의 일치’를 모토로 교회를 이끌어오셨습니다. 그 과정에서 20대 청년들은 자연스럽게 30대, 40대로 성장했고, 이제는 그들이 교회의 중심 세대가 되었습니다.

이 강연을 통해 인상 깊었던 것은, 단순히 3040세대를 ‘대상’으로 삼는 사역이 아니라, 그들과 함께 호흡하며 교회 문화를 함께 만들어가는 방향을 추구해왔다는 점입니다. 미국의 한인교회들도 같은 고민을 안고 있기에, 이 강연은 아주 시의적절한 통찰을 제공해 주었습니다. 이 내용을 바탕으로, 미국 내 한인교회들이 3040세대를 위해 어떤 사역들을 고민하고 실천할 수 있을지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1. 3040세대의 삶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공감하는 사역

이종필 목사님은 강연에서 “3040세대는 교회를 떠나는 세대가 아니라, 교회가 그들의 현실을 이해하지 못할 때 떠나는 세대”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이들은 자녀 양육, 직장과 사업의 압박, 재정 문제, 가정 내 갈등, 외로움 등 다양한 삶의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미국에 이민 와서 살아가는 3040세대는 이러한 부담이 더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습니다. 교회는 이들의 어려움을 ‘믿음의 부족’으로만 해석하지 말고,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해주는 자리를 마련해야 합니다. 부부 모임, 육아 부모 모임, 개인 상담, 소그룹 나눔 등 다양한 방식으로 3040세대가 솔직하게 자기 삶을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합니다.

2. 신앙과 삶의 일치를 위한 말씀 중심 사역

이종필 목사님의 교회는 “신앙과 삶의 일치”라는 방향으로 교회를 세워 왔습니다. 교회 안에서 믿는 것과 교회 밖에서 살아가는 삶이 분리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미국 한인교회도 말씀 중심의 사역을 중심에 두되, 그 말씀이 실제 삶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도와주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성경공부와 제자훈련이 단순한 지식 전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녀 교육, 부부 관계, 직장 내 갈등, 정체성 문제, 경제적 고민 등 현실적인 주제에 말씀을 적용하고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면 훨씬 효과적입니다. 말씀을 삶에 심어주는 이 과정이, 3040세대가 신앙을 붙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3. 예배와 공동체 문화를 세대에 맞게 재구성하기

3040세대가 교회 예배에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도록 예배의 형식과 분위기를 유연하게 바꾸는 시도가 필요합니다. 이종필 목사님의 교회는 성가대, 주일 오후 예배, 새벽기도회 같은 전통적 형식 대신, 소그룹 나눔 예배, 유튜브 생방송 심야기도회, 주일 차일드케어 사역(부모가 예배 중 아이를 맡길 수 있는 시스템) 등을 도입하여 가정과 일상을 배려한 예배 환경을 만들었습니다. 미국의 한인교회도 부모가 온전히 예배에 집중할 수 있는 구조를 고민해야 합니다. 특히 자녀를 돌보는 부모 세대에게, 주일 예배 시간이 쉼과 회복의 시간이 될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곧 다음 세대의 신앙 형성으로 이어집니다.

4. “지금처럼 살지 않게 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동기 부여

이종필 목사님은 강연에서 “3040세대는 지금처럼 살지 않게 되기를 바라는 세대”라고 하셨습니다. 단지 편안하고 쉬운 교회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방향을 바꾸는 교회를 원한다는 뜻입니다. 미국의 3040세대도 마찬가지입니다. 성공, 돈, 가족, 휴식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 속에 있기 때문에, 복음이 삶을 바꾸는 능력임을 보여주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예수님을 믿는 삶’이 진정한 만족과 의미를 가져다준다는 것을 삶의 간증과 공동체 경험을 통해 실제로 보여주는 교회, 그것이 3040세대가 바라는 교회입니다.

5. 선교와 봉사를 위한 구체적 설계와 제안

이종필 목사님의 교회는 명절, 연휴 기간에 단기 선교를 계획하여, 성도들이 여행보다 선교에 참여하도록 동기를 부여했습니다. 또 위기 청소년, 장애인, 마약 중독자, 독거노인 등을 위한 사역을 통해 복음을 삶으로 살아내는 교회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미국 한인교회도 지역 사회의 소외된 이웃, 청소년, 난민, 이민자 가정 등을 위한 지속적인 봉사 사역과 참여 구조를 마련할 수 있습니다. 단순한 요청이 아니라, 충분한 설명과 설득을 통해 성도들의 헌신을 이끌어야 하며, 이것은 단순한 ‘봉사활동’이 아니라 복음의 실천이라는 확신이 뒤따라야 합니다.

6. 공동체 문화 형성이 교회의 본질이다

이종필 목사님의 교회는 작은 규모이지만, 소그룹을 통해 ‘삶을 함께 나누는 공동체’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교회가 이전하거나 새로운 공간을 구할 때, 자신의 집을 팔아 헌신하는 성도들이 있었을 정도로, 교회를 ‘인생 공동체’로 여기는 문화를 만들어 왔습니다. 미국의 작은 교회들도 숫자에 연연하기보다, 진짜 공동체 문화를 세워가는 것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예배보다 소그룹, 프로그램보다 관계, 조직보다 삶의 나눔에 집중하는 교회가 될 때, 3040세대는 결코 교회를 떠나지 않습니다.

이 글은 ‘세상의빛교회’ 이종필 목사님의 강연 내용을 바탕으로, 미국 내 한인교회들이 3040세대를 위한 사역을 어떻게 설계할 수 있을지를 정리한 글입니다. 이 목사님의 교회는 단지 ‘젊은 세대가 오는 교회’가 아니라, 젊은 세대가 함께 교회를 만들어가는 교회입니다. 우리 교회가 지향해야 할 방향도 바로 그 지점에 있습니다. 복음으로 삶을 바꾸고, 그 변화된 삶이 공동체를 세우고, 공동체가 세상을 섬기는 구조. 이것이 바로 3040세대가 돌아오고, 머물고, 헌신하는 교회의 모습일 것입니다. 3040세대를 위한 교회를 고민하고 계시다면, 지금이 바로 그 문화를 만들어 갈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