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LGBT 세계관 버리나?

디즈니 애니메이션 《Win or Lose》가 보여준 신앙과 문화의 충돌

“무릇 하나님께 가까이 함이 내게 복이라 내가 주 여호와를 나의 피난처로 삼아 주의 모든 행적을 전파하리이다” (시편 73편 28절)

디즈니, 애니메이션 《Win or Lose》
A screenshot of the character Laurie from the Disney+ series ‘Win or Lose’ praying before a softball game.

디즈니 역사에 조용한 기도 한 마디가 던진 큰 파장

디즈니의 신작 애니메이션 《Win or Lose》가 공개되자마자 대중의 반응은 예상보다 더 복합적이고 뜨거운 감정들로 일렁였습니다. 그 중심에는 경기 전 손을 모은 채 조용히 기도하는 한 아이, 로리(Laurie)의 장면이 있었습니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 제게 힘을 주세요… 좋은 아이가 되겠다고 약속할게요… 다시는 그 일 하지 않을게요.”

이 짧은 고백은 단지 한 캐릭터의 신앙심을 드러낸 장면으로만 남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오늘날 대중문화에서 보기 드물게, 하나님께 향한 솔직한 의존과 내면의 반성이 담긴 한 인간의 기도가 정면으로 표현된 것이었고, 그것만으로도 우리 안에 깊은 울림을 주는 장면이었던 것입니다.

그동안 기독교적 메시지가 대중 콘텐츠 속에서 소외되어왔음을 생각할 때, 이 장면은 매우 이례적이고도 상징적인 사건이었습니다. 특히나 디즈니라는 브랜드가 갖는 문화적 무게를 고려하면, 로리의 기도는 단지 대본 속 몇 줄로 끝나지 않고, 미국 사회 안에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는 신앙과 젠더 이슈라는 민감한 축을 중심으로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도화선이 된 것입니다.

디즈니 가치의 변화? 신앙의 자리와 사라진 목소리

흥미로운 것은, 디즈니가 《Win or Lose》에서 로리의 기도 장면을 포함시키는 한편, 원래 포함되기로 했던 트랜스젠더 아동 중심의 에피소드는 결국 삭제했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곧장 신념과 자유, 표현과 검열이라는 복잡한 이슈를 불러왔습니다. 보수적인 시청자들은 디즈니가 마침내 믿음을 존중하는 콘텐츠를 만들었다며 환영했지만, 반대 진영은 트랜스젠더 서사의 삭제를 신앙에 대한 편향적 수용으로 해석하며 강한 비판을 쏟아낸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이 작품은 더 이상 단순한 애니메이션 시리즈가 아니라, 하나의 ‘문화 전쟁’을 상징하는 장으로 떠오르게 되었습니다. 그 가운데에서 우리는 한 가지 질문을 피할 수 없습니다.

왜 기도하는 한 아이의 장면이 이토록 큰 파장을 일으키는가? 그리고 왜 디즈니는 특정 정체성의 이야기는 지우고, 특정 신앙의 표현은 남겼는가?

이 질문들 앞에서 우리는 복잡한 문화적 이념의 충돌보다 더 깊은 차원의 문제, 곧 인간의 정체성과 의미, 죄와 용서, 회복이라는 주제와 맞닥뜨리게 되는 것입니다.

로리의 기도는 누군가에게는 순진한 소녀의 독백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신앙의 눈으로 보면 그것은 진정한 회개의 서곡이자 하나님을 향한 존재론적 외침입니다.
“다시는 그 일 하지 않을게요”라고 말하는 순간, 그녀는 죄를 의식하고 있고, 그 죄를 떠나고자 결단하고 있으며, 동시에 그 연약함을 이길 힘을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 간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얼마나 복음적인 장면입니까. 이것이 바로 우리가 성경에서 끊임없이 마주하는 인간의 본 모습이며, 하나님 앞에서의 참된 자세인 것입니다.

복음은 편집될 수 없습니다

물론, 디즈니의 결정에는 기업 전략과 여론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학부모 교육권 법안’을 둘러싼 논쟁과 70%에 달하는 미국 유권자들의 우려 속에서, 디즈니는 신중한 줄타기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가운데서 한 가지 분명히 기억해야 합니다. 인간이 복음을 어떻게 편집하고 선택적으로 수용하려 하든, 복음 그 자체는 결코 편집될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시대의 요구나 문화적 취향에 따라 삭제되거나 조정되지 않는, 살아 역사하시는 진리인 것입니다.

바로 그런 점에서 로리의 기도 장면은 더 깊은 신학적 함의를 지닙니다. 오늘날 우리가 사는 세상은 하나님을 ‘공공의 영역’에서 제거하려는 시도들로 가득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아이의 기도는 여전히 그 문화의 한복판에서 살아남아, 누군가의 마음을 두드리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복음의 생명력이 지금도 유효하다는 증거이며, 세상 속에서 하나님의 나라가 여전히 전진하고 있다는 위대한 표지인 것입니다.

디즈니가 던진 믿음의 사람으로 살아간다는 것

오늘 우리는 이 애니메이션을 보며 다음과 같은 질문을 품게 됩니다. 나는 지금, 세상 한복판에서 믿음을 어떻게 고백하고 있는가? 아이들조차 공개적으로 신앙을 말하기 어려운 시대 속에서, 나는 내 삶의 자리에서 하나님 앞에 무릎 꿇는 기도를 얼마나 진심으로 드리고 있는가?

하나님을 향한 단순하고 투명한 기도가 때로는 논란이 되고 검열의 대상이 되는 이 세상에서, 우리는 더욱 분명한 정체성과 용기를 지녀야 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분명히 말씀하셨던 것입니다.
“누구든지 사람 앞에서 나를 시인하면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그를 시인할 것이요” (마태복음 10장 32절).

이 말씀은 믿음의 고백이 단지 마음속의 결단이 아니라, 삶 속에서 드러나야 할 공적 고백임을 가르쳐주는 것입니다.
결국, 하나님 앞에서 무릎 꿇는 자만이 세상 앞에서 당당히 설 수 있는 것입니다.

적용: 디즈니가 도전하는 세상 속의 신앙, 숨김 없는 기도로 살아가기

  1. 개인 경건의 회복:
    로리의 기도처럼 단순하지만 진실된 기도는 영혼을 다시 살리는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늘 하루, 바쁜 일상 속에서도 하나님께 내 마음을 숨김없이 올려드리는 시간을 꼭 회복하시길 권면드립니다.
  2. 공동체 안의 신앙 고백:
    교회와 소그룹, 가정예배 속에서 믿음을 나누는 것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침묵이 미덕이 되는 시대 속에서, 선명한 고백이 믿음의 씨앗이 되는 것입니다.
  3. 미디어에 대한 분별:
    대중문화가 보여주는 다양한 메시지를 비판 없이 받아들이기보다는, 성경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분석하고 대화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필요합니다. 자녀와 함께 콘텐츠를 보며 신앙적 대화를 나누는 습관을 들여보십시오.

기도하는 아이, 로리의 모습 속에서 우리는 다시금 복음의 본질과 인간의 연약함, 그리고 하나님을 향한 갈망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그 기도가 오늘 우리의 심령 속에서 다시 살아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