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 사회에서 치매는 많은 분들에게 가장 두려운 질병 중 하나로 꼽힙니다. 고령화가 가속화되며 치매 환자는 급증하고 있고, 이에 따른 개인적인 고통은 물론 사회적 비용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연구들은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바로, 생활습관의 개선을 통해 치매의 발병을 늦추거나 예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이번 2025년 3월호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에 실린 호주의 ‘Maintain Your Brain’ 프로그램 연구는 매우 주목할 만한 결과를 보여주었습니다.
‘Maintain Your Brain(MYB)’는 세계 최대 규모의 온라인 기반 치매 예방 프로그램으로, 약 6,000명의 중장년층(45세~77세)을 대상으로 3년간 진행되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참가자분들께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실제 생활 속에서 적용 가능한 네 가지 건강 관리 전략을 제시하였습니다. 그 네 가지 핵심 전략은 지중해식 식단, 주당 300분 이상의 운동, 인지 훈련, 스트레스 관리(마음챙김, 명상 등)입니다.
첫 번째 핵심 전략인 지중해식 식단은 이미 다양한 연구에서 심혈관 건강과 뇌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이 입증된 바 있습니다. 주로 채소, 과일, 올리브유, 생선, 견과류 위주의 식단은 항산화 작용과 염증 감소에 효과적입니다. 특히, 이 식단은 포화지방과 당분의 섭취를 자연스럽게 줄여주어 대사 질환 예방에도 도움이 됩니다.
두 번째 전략인 운동은 치매 예방에 있어 매우 강력한 보호 요소로 작용합니다. MYB 연구에서는 유산소 운동을 포함해 주당 300분 이상 신체 활동을 실천하신 분들이 뇌 기능 유지 및 콜레스테롤 수치 개선에 있어 의미 있는 향상을 보였습니다. 규칙적인 운동은 뇌 혈류를 촉진시키고, 해마(기억을 담당하는 뇌 부위)의 위축을 막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세 번째 전략은 인지 훈련입니다. 퍼즐 맞추기, 문제 해결 과제, 기억력 게임 등 다양한 두뇌 활동을 통해 인지 기능을 자극하고, 뇌의 ‘인지 예비력’을 높이는 것이 목표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자극은 실제로 신경세포 간 연결을 강화하고 새로운 신경세포 생성을 촉진하는 데 기여한다고 합니다.
네 번째 전략인 스트레스 관리는 그동안 간과되기 쉬운 영역이었습니다. 하지만 만성 스트레스는 코르티솔 수치를 높여 뇌 기능을 저하시킬 수 있습니다. MYB에서는 마음챙김 명상, 이완 호흡법, 자기 인식 훈련 등을 통해 정서적 안정을 추구하였으며, 이는 불안과 우울증 감소뿐만 아니라 수면 질 향상, 집중력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특징은 단순한 ‘교육’이 아니라, 실제로 일상에 적용하고 지속할 수 있도록 만든 디지털 행동 변화 시스템이라는 점입니다. 매주 개인 맞춤형 피드백과 동기 부여 메시지를 제공하고, 참여자분들이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실천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었습니다. 이런 점에서 MYB는 단순한 건강 캠페인이 아닌, 생활을 변화시키는 실질적인 도구로 기능하였습니다.
그 결과, 연구 종료 시점에서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신 분들은 일반 그룹에 비해 인지 기능 저하가 유의미하게 낮았고, 치매 발병까지의 시간을 평균 1년 이상 늦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혈압, 체중, 콜레스테롤 수치 등 주요 건강 지표도 전반적으로 개선되는 긍정적인 결과를 보였습니다.

이 연구는 단순히 치매 예방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건강과 삶의 질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론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습니다. 특히 약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의 삶을 바꾸는 방식으로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메시지는 많은 분들께 실천 가능성과 희망을 함께 전해줍니다.
결론적으로 ‘Maintain Your Brain’ 프로그램은 단기적 캠페인이 아닌,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생활 습관 개선 모델입니다. 건강한 식사, 규칙적인 운동, 두뇌 자극, 정서적 안정이라는 네 가지 기둥은 단지 치매 예방뿐 아니라 우리가 건강하게 나이 들어가는 데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이제는 늦기 전에 시작하실 때입니다. 오늘 하루, 나의 생활 속에 이 네 가지 중 하나라도 실천해보시는 것으로도 충분한 첫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
참고: 코르티솔(Cortisol)은 흔히 스트레스 호르몬이라고 불리며, 부신에서 분비되는 스테로이드 호르몬입니다.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을 때, 특히 정신적 또는 신체적 위협 상황에서 분비가 급증하여 몸이 에너지원을 빠르게 동원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하지만 코르티솔 수치가 지속적으로 높을 경우, 다음과 같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 기억력 저하 및 집중력 감소
- 면역력 약화
- 체중 증가 (특히 복부비만)
- 수면 장애
- 고혈압, 혈당 상승
- 뇌 구조 변화 (특히 해마의 위축 → 치매와 연관 있음)
따라서 MYB 프로그램에서 강조하는 스트레스 관리 전략은 코르티솔 수치를 안정시키고, 그 결과로 뇌 건강을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