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 실업률은 낮은데, 왜 쉬는 청년은 늘고 있을까? – 미국의 경우는 어떨까?
최근 한국 사회에서 “청년 실업률은 낮아졌지만, ‘쉬었음 청년’은 오히려 늘었다”는 통계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숫자상의 착시가 아니라, 통계 분류 방식과 고용 환경의 질적 변화가 만들어낸 현상입니다. 그렇다면, 미국은 어떤 상황일까요?
미국 청년층의 고용 통계
미국에서도 청년 실업률은 팬데믹 이후 급격히 회복세를 보이며 현재는 6~8%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과거 금융위기 시기(2009년 당시 약 17%였음)와 비교하면 상당히 낮은 수치입니다. 특히 20대 초반 청년층의 실업률은 빠르게 안정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업률이 낮다고 해서 모두가 일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미국 노동통계국(BLS)의 기준에 따르면, 실업자는 ‘일을 하고 있지 않으면서 지난 4주간 적극적으로 구직 활동을 한 사람’으로 정의됩니다. 반면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청년은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되어 실업률 계산에서 제외됩니다. 즉, 미국에서도 ‘쉬고 있는 청년들’은 실업률 통계에 잡히지 않는다는 점에서 한국과 유사한 구조입니다. 실제로 미국의 16~24세 청년 중 상당수가 ‘쉬고 있는’ 상태입니다. 2024년 기준으로 약 430만 명 이상이 학교에도 다니지 않고, 일도 하지 않으며, 직업 훈련도 받지 않는 이른바 ‘니트(NEET)족’ 상태로 추정됩니다. 미국 내 일부 주(State)에서는 이런 청년 인구가 전체 청년 인구의 15%에 육박하기도 합니다.
고용률과 ‘일하는 기준’의 허들 낮음
미국도 고용률을 계산할 때는 주당 1시간만 일해도 취업자로 분류됩니다. 이는 파트타임 아르바이트, 프리랜서 업무, 혹은 가족의 사업을 돕는 수준의 일도 포함된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고용률은 높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불안정하고 저임금인 일자리 비중이 상당히 높습니다. 청년들이 안정적인 풀타임 직장 대신 파트타임, 단기 계약직 등에 몰리는 것도 이와 관련이 있습니다. ‘고용의 질’이 떨어진다는 점은 한국과 미국 모두 청년층이 겪는 공통된 문제입니다.
왜 청년들은 쉬고 있을까?
미국 청년들이 일을 쉬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 자발적 선택: 정신 건강 문제, 직무 스트레스, 번아웃, 학업 준비, 창업 준비 등 개인적인 이유로 구직을 미루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미국에서는 정신 건강 문제가 고용과 직결되는 경우가 많아, ‘마음의 쉼’을 선택하는 청년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 비자발적 요인: 지역 간 고용 기회 격차, 낮은 최저임금, 주거 비용 부담 등 구조적인 원인도 큽니다. 특히 농촌이나 중소도시 지역에서는 청년층의 ‘고립’과 ‘경제 활동 단절’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일할 의지는 여전히 강하다
흥미로운 점은, 미국 청년들 역시 ‘일을 하고 싶다’는 의지가 여전하다는 사실입니다. 미국의 조사기관 Pew Research Center에 따르면, 일하지 않는 청년 중 70% 이상이 “1년 내 취업을 희망한다”고 응답했습니다. 이는 한국 청년들이 보여주는 응답 패턴과 매우 흡사합니다. 즉, 일하지 않는 청년이 많다는 사실이 곧 ‘게으름’이나 ‘무책임’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점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정리하며
한국과 미국 모두 청년 실업률이 낮아졌지만, ‘쉬는 청년’은 늘고 있는 현상을 겪고 있습니다. 이 겉보기의 모순은 통계상 분류 기준과 고용의 질 저하가 만들어낸 착시입니다. 청년층이 원하는 것은 단순히 ‘어떤 일’이 아니라, 미래를 계획할 수 있는 안정적이고 의미 있는 일자리입니다. 단순 수치에만 의존하지 않고, 고용의 구조적 문제와 지역 불균형, 일자리 질의 개선이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져야 할 때입니다.